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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지나간 일이지만, 주민등록증과 관련해서 있었던 일
  글쓴이 인디^^ 글쓴날 2005-10-22 22:13:09 조회 1915

저는 서울 어느 구에 있는 어떤은행 어느 지점에서 2004년 3월에
운전면허증으로는 신분확인을 해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담당자와 면담해서 약 20분간 따져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은행측 : 운전면허증으로는 신분확인이 안되고, 오직
주민등록증으로만 신분확인을 할 수 있으며, 그 이유는 상부의
지침때문이다.
나 : 상부란 어디인가?
은행측 : 금융감독원이다.
나 : 그 근거자료를 보여달라.
은행측 : 여기 있다. (복사본 보여 줌.)
나 : 여기에는 "신분을 확신 할 수 없거나 정확한 신분제시를
요구할 필요가 있을 때, 주민등록증으로 본인확인을 하여야
한다."라고 되어있는데? 내가 어딘가 의심스럽고 못미더워
보이나?
은행측 : 그렇지는 않지만, 그 지시사항에 따르자면
주민등록증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나 : 여기에는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주민등록증으로 확인하라고
되어 있는데?
은행측 : 그렇지 않다. 그리고 주민등록증 외에는 사실 본인을
정확히 확인 할 방법도 없다.
나 : 이 문서를 다시 한번 읽어봐라. 이게 항상, 누구나
주민등록증으로 신분확인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린가?
아니잖나? 그리고, 주민등록증이 아니면 정확한 신분확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또 무슨소리인가? (이 때 나는 내 통장과 거래도장,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갖고 있는 상태였음.)
은행측 : 주민등록증에는 정확한 본인확인을 할 수 있는
정보코드가 들어 있다. 그리고 다른 (국가)신분증에는 그게 없다.
나 : 그건 처음 듣는 소리다. 주민등록증 어디에 있는 무엇이 그
정보코드인가?
은행측 : 귀하의 주민등록증을 꺼내서 보여주면 어느 것이
그것인지 확인 후 대답 해 주겠다.
나 : 난 주민등록증이 없다.
은행측 : 왜? 분실했나? 요즘은 분실신고하면 임시 신분확인이
가능한 증명서를 발급 해 준다. 그걸 떼어오면 되지 않나?
나 : 나는 지문날인거부자다. 학생때는 멋모르고 지문찍고
주민등록증 만들었다. 지금 다시 지문찍고 사진 찍어서 그걸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 하겠다는데, 난 그렇게는 못하겠다. 그래서
난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않았고, 그러므로 귀하에게 보여줄
주민등록증이 없다. 그리고 지문날인만 거부 할 뿐 아니라,
국가에서 모든 국민에게 일련번호와 통일된 등록증을 발급해서
관리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어떤 목적을 위한
목적별 신분증명서 외에 아무런 자체 목적을 갖지 않는
주민등록증은 앞으로도 만들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주민등록증에 근거한 어떠한 신분증명 방법도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아까 얘기한 그 "정보코드"란건 어떤 건가? 이건
순전히 "왜 다른 신분증으로는 정확한 본인확인을 할 수 없는
것인가?"하는 의문에서 물어보는 것이다.
은행측 : 주민등록을 발급한 날짜와 발급기관의 고유번호 등을
조합하면 그 주민등록증이 진본인지를 확인 할 수 있다. 그게
정보코드다.
나 : 그런 거라면 그건 정확히 말해서, "정확한 본인확인"이
아니라 "정확한 주민등록증인지 확인"일 뿐이잖은가? 예를 들어,
내가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고 사진만 내
것을 바꿔도 "정보코드"는 바뀌지 않았으니, 그 주민등록증은
"정확한 본인"의 것이라고 할 수 있나?
그리고, 운전면허증에도 발급날짜와 발급기관 고유번호가 있지
않나? 여권에도 그런 건 있다. 그런데 왜 주민등록증만 된다는
건가?
은행측 : 전산이 그렇고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다.
나 : 왜? 어째서 그렇게 되어 있나?
은행측 : 그건 내가 알 수 없다. 아뭏든 그렇게 되어 있어서
주민등록증 말고 다른 신분증으로는 본인확인을 할 수 없다.
나 : 그건 고객을 생각하는 자세가 아닌 것 같은데? 귀하의
행정사무적 편의를 위해서, 또는 귀하의 업무처리에 따른,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절차에 따르기만'하는
업무처리 아닌가?
은행측 : 그렇지는 않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고객님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우리 은행업무와 창구 밖에서 기다리고
계신 다른 고객님들께 많은 불편을 끼치고 계신다.
나 : 귀하는 창구 직원도 아닌데, 내가 다른 고객들에게까지
불편을 끼친다는 얘기는 좀 아닌것 같다. 하지만 내 신념에 따른
행동이 귀하와 귀 은행업무에 피해를 끼친다는 것은,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귀하의 업무처리 방식이 귀하의 은행과 나 개인의 아까운
시간을 깍아먹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은행측 : 어째서 그런가?
나 : 귀하가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했다면, 나에게 "이러이러한
이유로 지금은 고객님의 신분확인을 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가능 할 수 있는지 확인을 해 보고,
가능한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가
기다리시면 해결책을 찾아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정도로만
대답을 했더라도, 적어도 10분 전에 난 돌아갔을거다. 그리고
아마도, 단순히 본인을 정확히 확인하는데 필요한 "정보코드"란게
그런 거라면, 그건 귀하를 비롯한 담당자들이 진정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불편을 줄여보고자 했다면 벌써 고쳐졌을거다.
지금 당장, 내가 돌아간 후 귀하의 상급자에게 보고내지는 건의를
해라. 주민등록증 말고 다른 공신력있는 신분증으로도 본인확인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은행측 : 나 하나가 그런다고 그게 되겠는가?
나 : 귀하 하나가 아니다. 나 말고도 지문날인거부자나 주민증록증
발급 거부자가 꽤 된다. 그리고 귀하처럼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 아는 담당자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런 소리가 모이면 결코
작은 소리는 아닐 것이다. 더구나, 귀하는 '담당자'아닌가? 원래
'담당자' 한명의 '의견'은, '소비자' 백명의 '불만'보다도 더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게 회사란 조직 아닌가.
은행측 : 알겠다. 그렇게 노력 해 보겠다.
나 : 그러면, 언제쯤 다시 오면 신분확인이 되겠는가?
은행측 : 언제라고 못박기는 곤란하다. 그건 귀하도 알지 않는가?
(웃음)
나 : 귀찮은 고객을 빨리 보내려고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웃음) 믿고 가겠다. 연락처를 남기고 갈테니, 빠른
시일내에 연락오면 좋겠다.
은행측 : 알겠다. 노력하겠다. 안녕히 가시라.

이후...... 이틀 후에 서울 어느 다른 구에 있는 다른 어떤은행
지점에 갔더니, 아무 소리 않고 운전면허증으로 신분확인을 제꺽
해 주더군요. 내가 통장을 개설한 지점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한 항의가 효과를 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담당자의
자세 때문이었는지, 그냥 시기적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은행 서울 어느 구 어느 지점, 어느
담당자의 '전화'는 끝내 걸려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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