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09(월)

[개인정보분쟁으로 본 피해구제 사례] 부모동의없는 ‘아동
정보이용료’ 무효 

 
 ‘누군가 내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정보화 사회로 급속히 발전하면서 개개인의 정보 유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과 보험사,은행들은 제휴 마케팅이라는 명목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사고 팔기도 한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고 재산상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9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정보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845건에 달한다. 개인정보와 관련해 분쟁이 많았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대처요령을 소개한다.

◇법정대리인 또는 본인의 동의없는 개인정보 수집=지난해
피해구제 신청중 가장 많았던 것은 법정대리인의 동의없는 아동의
개인정보 수집. 2002년 758건(61.3%)에 이어 지난해에도
561건(66.4%)이 접수돼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A씨는 지난 2002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90여만원의
전화요금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 이를 확인한 결과 자신의
11살짜리 아들이 게임사이트에 가입,정보이용료로 90만원이
전화요금에 청구된 것을 알았다.

A씨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게임회사가 자신의 동의를 얻지않았다며
이용요금을 환불해줄 것과 회원탈퇴를 요구했다. 게임회사는
‘3회에 걸쳐 전화요금고지서를 통해 이용요금이 청구될 때까지
이의제기나 환불요청이 없을 경우 이후에 제기되는 요금환불에
응할 수 없다’는 내규를 들어 요금환불을 거절했으나
분쟁조정위는 이용요금을 전액 환불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B씨는 2002년 9월27일부터 10월10일까지 13일동안 통신회사가
자신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일반형 맞춤형 정액요금제’로
요금납부방법을 바꾼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정신적 배상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통신회사가 제3자를 통해 신청인의 성명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무단수집한 것이 인정돼
30만원의 피해보상을 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개인정보 무단이용=C씨는 2002년 10월 생명보험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뒤 이듬해 3월쯤부터 인천 영업소와 과천,서울
신천영업소 등에서 텔레마케팅 전화와 홍보우편물이 계속 배달되자
분쟁조정위를 통해 인터넷 보험가입정보가 텔레마케팅 등
영업활동에 사용되고 있다며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분쟁조정위는 이에 대해 보험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본인의 동의
없이 정보수집 목적외로 사용된 점이 인정된다며 3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D씨는 TV 홈쇼핑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한뒤 매달 요금고지서는
발송되지 않고 ‘휴대전화 요금이 미납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와 이상하게 여겼다. 이에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이동통신사
대리점이 가입자정보를 무단이용해 유료 부가서비스에 가입시킨
사실을 알고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이에따라 분쟁조정위는 8개월동안 납부한 부가서비스 요금
3만5000원과 정신적 배상금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명희기자 mheel@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