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10(화)

사이트 회원 탈퇴때 주민등본 요구 부당

 
회사원 이아무개씨는 온라인게임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사이트
운영업체에 탈퇴를 요구했다. 그런데 게임 사이트 운영자가 “본인
확인이 필요하니 주민등록등본을 팩스로 보내 달라”고 했다.
주민등록등본을 보내지 않으면 가입 해지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회원 탈퇴를 요구하는 사람에게 추가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사이트 운영자는 계속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는 게임 사이트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회원 탈퇴와, 회원 가입 때 제공한 개인정보의 파기를
요구하는 조정 신청을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에
냈다. 이씨는 “회원 가입 해지 조건으로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하는
것은 해지를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 사이트 쪽은 “아이디를 도용해 회원들의 게임 실적,
캐릭터의 레벨 등을 훼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 본인 여부를
확인받기 전에는 회원 탈퇴 요구를 받아줄 수 없다”고 버텼다.

분쟁조정위 조사 결과, 게임 사이트는, 개인정보 열람과 정정은
사이트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으로 가능하게 하고, 탈퇴를
요구하는 경우에만 신청 뒤 15일 안에 주민등록등본을 보내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분쟁조정위는 이 점을 들어, 주민등록등본 요구는 회원 탈퇴를
막기 위해 절차를 복잡하게 만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는 회원
탈퇴 방법을 회원 가입 절차보다 간편하게 만들도록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봤다.

분쟁조정위는, 게임 사이트는 5일 안에 이씨의 가입을 해지하고,
개인정보도 삭제하라는 조정 결정을 냈다. 또 주민등록등본 같은
것을 제출하지 않고도 가입 해지를 할 수 있도록 해지 절차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자료제공: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