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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기고]"표현 자유 침해한 쿠데타적 발상!"...신철호 민주당 CIO

글쓴이 운영자	글쓴날 2004-02-11 09:50:01	조회 1627


2004/02/10(화) [전문가기고]"표현 자유 침해한 쿠데타적 발상!"...신철호 민주당 CIO 시민과 함께 하지 않는 시민혁명은 어김없이 실패했다. 또한 국민과 함께 호흡하지 않는 정부는 어김없이 타도의 대상이 되었다. 네티즌의 참여를 배제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저비용 개혁선거를 치르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정치개혁특위에서 나올 수 있는가? 지난 9일 정치개혁특위는 인터넷에서 3천500만 네티즌의 참여와 표현을 차단하는 '모든 인터넷언론의 강제적 실명제 도입안'을 표결에 붙여 통과시켰다. 이 안은 이번에 개정될 선거법에 포함되며 앞으로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4·15 총선부터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인터넷 실명제는 정부, 사기업, 또는 특정 사이트의 관리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실행할 문제로 헌법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법률 또는 강제성을 갖고 의무적인 실명제를 하라 명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정통부 진대제 장관의 주도로 진행됐던 공공기관부터의 강제적 인터넷 실명제 또한 진보네트워크 등 다수의 여론에 의해 실명제를 도입시 혜택을 부여하는 “자율적 실명우대제”로 그 정책을 변경하였다. 정치개혁특위 논의사항의 주요 요체는 인터넷을 통해 저비용선거, 투명한 선거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네티즌과 함께 하지 않는 인터넷 정치개혁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책상머리에서나 나올법한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 통과된 것은 향후에도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어떤 노력을 통해서라도 철회하게 해야 한다. 첫째, 정치개혁특위는 국가 차원의 감시와 통제의지에 매몰되어 있어 인터넷의 기본 속성 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공유와 개방성을 기초로 형성된 전 세계적 네트워크 시스템은 모든 통신망을 폐쇄시키지 않는 한 특정인, 특정국가가 제어할 수 없는 체계이다. 정개특위의 의도대로 ‘A’, ‘B’라는 모든 인터넷언론을 막을 경우 ‘C’, ‘D’, ‘F’의 포털, 블로그, 메신저 등으로 의사표현의 출구만 이동시킬 뿐이다. 손으로 물을 움켜쥐려는 어리석은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인터넷 실명제는 정개특위의 욕구를 채워줄 현명한 수단이 아닌 것이다. 둘째, 신용평가기관을 통한 실명 확인 방식 자체에 큰 결함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국내 실명인증 사업은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서울신용평가의 3개 사기업과 정보통신산업협회의 1개 비영리단체가 영위하고 있다. 앞선 3개 사기업은 은행연합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매한 후 정보를 대리, 판매하는 체계이고 정보통신산업협회는 각 통신사들의 가입정보를 집중하여 실명인증을 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재외 한국인은 물론이거니와 금융거래, 통신거래가 없는 사람, 그리고 다수의 미성년자는 실명 확인이 불가능한 원천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방법이다. 물론,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전산망과 연계할 경우 위의 결함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정보체계를 개방된 인터넷망에 연결시켰을 때 발생 가능한 정보누출 및 해킹사고의 폐해를 상상할 수 있다면 이 같은 모험을 시도할 수 있는 정부는 없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 국민 누구도 행정자치부에 본인의 개인 정보를 식별정보로 활용하라고 동의한 바 없다. 셋째, 이미 실명제는 정개특위가 의도하는 실명 변별력의 기능을 상실했다. 인터넷 상에는 임의의 주민등록번호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생성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공공기관, 협회, 특정 서비스사에서 유출된 수 천개의 실명 주민등록번호를 몇 차례의 검색만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정개특위는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기 이전에 ‘공공기관에 의한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와 ‘개인정보분쟁조정위’부터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정보화의 부작용, 무차별적인 비방이나 명예훼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인가? 첫째, 현재의 법률로도 형사처벌 대상인 인터넷에서의 근거 없는 비방, 비난에 의한 명예훼손 등에 대해 분명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보보호법의 느슨한 적용으로 처벌의 강도, 적용범위 및 즉시성에 있어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철저한 법적 처리 의지를 보여 사전에 이러한 범죄행위가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정개특위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하루에 수천개의 웹사이트를 감시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의 사이버수사대, 그리고 검찰 컴퓨터수사부의 전문 인력을 확대, 개편하고 첨단 추적 시스템 보강 등 열악한 IT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이 첫 번째 과제이다. 둘째, 시민사회의 성숙과 정보화 역기능 방지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 및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미 수천명의 자발적 네티즌들이 소위 블랙네티즌을 적발하는 “IP추적 운동”을 벌이는 등 네티즌 스스로 질서를 회복하는 자정운동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정개특위는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고 자발적으로 조직화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혜택을 주는 한편, 정통부의 정보화 촉진자금을 활용, 초중고 교육과정에 실질적 커리큘럼을 도입, 지원해야 한다. 셋째, 실명 변별력 해결을 위해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를 적극 홍보하고 행정자치부의 ‘공공기관에 의한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역시 시급히 개설해야 한다. 현재 법률의 미비로 행자부의 센터설립이 중단된 상태로 원래 본 사업을 추진, 예산과 조직을 확보하고 있는 정보통신부에 다시 권한을 부여하여 시급히 시민의 피해를 구제하게 해야 한다. 정개특위의 역할은 ‘강제적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법률 추진에 신경을 기울여 대안을 찾아 내는데 있음에도, 부족한 전문성으로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밀어붙인 도입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넷째, 자율적 실명우대제를 실시, 인터넷 언론과 네티즌 스스로의 선택을 신뢰해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생성이나 도용이 아닌 자신의 실명으로 글을 게재할 경우 게시판에서의 노출 위치, 검색 순위를 우선케 하고 기타 혜택을 부여하면 자연스럽게 인터넷 정화운동이 시작될 수 있다. 사은품 추첨 응모시 타인의 정보를 도용하여 기재하는 경우는 없듯이 그 혜택을 네티즌이 가치로운 것이다라고 느낄 때 자발적 실명우대제는 정착할 수 있다. 또한 신용평가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의 결함도 행정자치부가 사안별로 보완해 준다면 자발적 실명우대제는 그 완성도가 더해질 것이다. 앞서 말했듯 시민과 함께 하지 않는 시민혁명은 어김없이 실패했다. 정치개혁특위의 목적은 우리 정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켜 부패정치, 금권정치, 불투명정치를 합리적 법률과 인터넷을 통해 개혁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네티즌의 참여를 통한 개혁 추진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따라서 모든 언론에 대한 ‘강제적 실명제 도입안’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헌법에 명기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정개특위의 쿠데타적 발상이 정작 네티즌들의 정개특위에 대한 쿠데타를 불러 오기 전에 말이다. /신철호 민주당 CIO 겸 전자정당추진기획단장 netclaus@posdaq.co.kr (inew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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