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11(수)

수사기관 통화내역 조회 36％ 급증  

 
 현 정부 출범 이후 통신감청과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통화내역조회)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권력기관이 범죄수사대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
무분별한 감청과 통신내역조회 등을 통해 국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통신비밀보호를 위해 감청뿐 아니라 통화내역 조회 때도 영장을
발부받도록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11일 통신감청이 지난 2001년 2884건에서 2002년
1528건으로 대폭 줄었다가 지난해 1696건으로 11% 늘었다고
밝혔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도 2001년 15만7162건에서 2002년
12만2541건으로 줄었으나 지난해는 16만7041건으로 36.3%나
증가했으며,수사대상자의 인적사항을 요청하는 통신자료 제공은
12만7787건에서 18만9192건으로 48.1% 늘었다.

감청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통신사업자에게 제시하고
수사대상자의 통신내용을 확인하는 것이며,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은 검사장의 승인서를 통신사업자에게 제시한 다음
수사대상자의 통화일시와 시간,상대방 전화번호,위치추적자료 등
통신내역을 조회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감청을 요구한 기관을 보면 국정원이 85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 514건,검찰 180건,군 수사기관 149건 등의 순이었으며
감청유형은 유선전화 통화내용 녹취와 이메일 내용 확인이
1480건,이동전화의 음성사서함 및 문자메시지 녹취가 216건
등이었다.

또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요구한 기관은 경찰이 11만54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검찰이 2만8365건,군 수사기관
1만5946건,국정원 7281건 등의 순이었다. 통신수단별로는 이동전화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동전화가 11만1924건,인터넷
3만3790건,유선전화 2만1306건,삐삐 21건 등이었다.

한편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은 통신내역을 조회할 때 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범죄수사나 국가안보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사후에 통화내역조회 대상자가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했을 경우 이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명희기자 mheel@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