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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주민등록증 없는 다큐멘터리스트 이마리오 감독
  글쓴이 운영자 글쓴날 2004-06-09 22:57:56 조회 2382

2004/06/04(금)

주민등록증 없는 다큐멘터리스트 이마리오 감독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배워요. 제가 잘하고 있는지 늘
고민이지만 한계만큼이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돌이켜보면 ‘오바’였다. 2000년 4월 8일, 동아리 후배들의
초대로 오랜만에 춘천에 있는 학교에 갔던 이마리오 감독은 화창한
날씨와 훈훈한 분위기에 기분이 썩 좋았다. 마침 동아리 회원 중
한 명이 생일이라고 했다. 이마리오 감독은 자신이 케이크를
사오겠다며 후배의 스쿠터를 빌려 학교를 나섰다. 뒤에는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유부녀 여자 동기를 태웠다. 헬멧을 쓰지 않았기에
봄바람은 더욱 살랑거렸다. 기분 한번 내다가 딱 걸렸다. 50cc
오토바이 무면허 운전. 범법자가 된 그는 꼼짝없이 파출소에서
지문 날인을 당했다. 
다시 돌이켜보면 ‘쪽팔린 일’이었다. 당시 이마리오 감독은 지문
날인을 강요하는 주민등록 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었다. 제목은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2000년 6월부터 구
주민등록증은 효력을 상실하니 플라스틱 전자 주민등록증으로
갱신해야 한다고 대국민 홍보가 한창이던 때였다. 1940년대 초반
만주국의 장교로 있었던 박정희는 주민증 발급으로 국민을
통제하는 제도를 일찍이 접한 후, 1968년 북한 무장 게릴라가 정부
요직을 암살하려 서울에 침투한 1.21 사태가 발생하자 날치기로
주민등록법을 통과시켰다. 요 아담한 신분증에 감춰져 있는
파시즘적 욕망을 고발하는 거창한 데뷔작을 준비하던 자신이
무면허 운전으로 순순히 열 손가락을 내줬다는 데 감독은 스스로
크게 실망했다.

그래도 전화위복이었다. 어떻게 찍을 것인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던 이마리오 감독은 이 사건을 겪으며 다큐멘터리의 전면에
자신이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제너럴 모터스 노동자들의 실업
문제를 CEO 로저 스미스를 찾아 나선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나갔던
<로저와 나>의 마이클 무어처럼 이마리오 감독은 춘천 시내
파출소를 찾아가 지문 반환을 요구하고, 강원지방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행정자치부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구하고,
경찰청 과학수사과 지문계에 주민등록 정보 공개 요청을 하는 등
스스로 사건을 일으키며 카메라로 기록했다. 

“실패한 <로저와 나>죠. 마이클 무어야 워낙 힘 있는 캐릭터지만
저는 그렇지도 못하고,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라서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면 무조건 쫓아내요. 지문 날인 제도의 문제점이라는 게
이라크 파병 문제처럼 남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잖아요.
거부했을 때 불이익이 개개인에게 가고. 그런 점에서 제 얘기를
통해 사람들이 한번도 문제라고 생각해 보지 않은 주민등록 제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줬다는 것은 잘한 것 같아요.” 2002년 5월
개관한 미디어센터를 필두로 회원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 기입을
당연시했던 시민단체들이 하나 둘씩 이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17세 청소년 3명이 지문날인반대연대와 함께 지문
날인 제도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 영화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사회적 움직임에 제 다큐멘터리가 하나의
계기가 됐다는 것은 기쁘게 생각해요.” 겸손한 발언과는 달리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는 최근 한국에 이어 전세계 두 번째로 지문
날인된 주민등록 제도를 도입한 일본에서 상영돼 3천 명 이상의
관객에게 이 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회제에서 공개된 이마리오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미친 시간>은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에서
좌충우돌하던 열혈 청년을 기억하던 관객들에게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였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 군인의 민간인 학살을
생존자 인터뷰를 통해 구성한 <미친 시간>은 ‘나’에서 출발했던
전작에서 ‘우리’로 뻗어가려는 젊은 다큐멘터리스트의 양심
선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봄 이라크 파병 반대 삭발 시위를
했고, 여름 ‘베트남전진실위원회’를 모태로 만들어진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의 기록영화 제작진 자격으로 ‘미친
시간’의 흔적을 찾아 다녔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변했다기보다는, 다큐멘터리는 주제나 소재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를 찍고서
나는 전면에 나서는 캐릭터는 아니구나라고 절실히 깨달았다면,
<미친 시간>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제 얕은 시각에 한계를 많이
느꼈죠.”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뜻이 맞는 독립 영화인들과 함께 현재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이주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는 것이다.
나로부터 출발한 다큐멘터리로 데뷔한 이마리오 감독은 국외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와 역사를 반성하는 작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배워요. 제가 잘하고 있는지 늘
고민이지만 한계만큼이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주민등록증이 없는 감독 이마리오는 이 시대의 지문을 남기기 위해
인주 대신 비디오테이프를 부지런히 카메라에 집어넣는다. 이제 두
편을 만들었을 뿐이지만 평생을 두고 기록해야 할 지문들이
그에게는 너무나 많다. 

1971년 생 ㅣ 1997년 서울영상집단 입단, 현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장 ㅣ <주민등록증을 찢어라>(2001), <미친 시간>(2003)

 
(필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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