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18(수)

주민번호 유출 피해 급증 
 

(::작년 2만1500건이어 올핸 상반기만 1만2000건::) 많은
개인정보가 수록된 주민등록번호가 정보전산화에 따라 남용 되거나
유출돼 불법행위에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신원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일련번호로 변 경하는
등 인권보장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민등록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피
해 신고건수가 2004년 6월까지 1만2148건이 접수돼, 2003년 2만1
585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1년 한해 접수건수인 1
만1164건보다 많은 건수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관계자는 “정보전산화가 확대되고 인터넷
사업자 등이 공공연히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등 주민번호 노
출이 늘며, 도용 등 피해 사례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진보네트워크, 지문날인반대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제정
된지 40년이 넘은 현행 주민등록법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개정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이들 단체가 주최한 ‘주민
등록법 올바른 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행 주민등록제도가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주민’등록제도로서 구실을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개인정보가 전산화돼 통합과 복사, 이동이
손쉬워지고 있어 주민등록번호에 수록된 개인정보가 남용되거나
유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날 발제를 한 윤현식 지문날인 반대연대 활동가는 “현행 주민
등록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번호 자체에 생년월일,
성별, 최초주민등록신고지역, 당일 신고순위가 그대로 확인되는
조합체계로 이루어져 있다”며 “이 번호는 출생과 동시에 부여
되며 종신토록 변하지 않고, 공공영역은 물론 민간영역에서조차
광범위하게 이용돼 한번 유출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개인정보 의
연결고리가 주민등록번호가 됨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신원도용 및 기타 불법행위들이 늘고 있다”며 “주민등록번호 를
번호의 조합체계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무작위의 일련번호 로
구성하고 그 활용범위 역시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지문날인반대연대, 진보네트워크 등 시민
단체들은 내달 정기국회때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상정되도록 각
정당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주민등록번호가 예전과 달리 요즘 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때 핵심 키 역할을 하고 있다”며 “
개인의 유니크한 신원정보이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면
현행 번호를 개인의 정보가 드러나지 않게 바꾸는 것이 바람
직하고, 온라인업체등 민간사업자들이 개인의 주민번호를 요구하
는것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주민등록법에 명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kr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