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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위헌심판제청]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42호
  글쓴이 지문반대 글쓴날 2003-04-29 15:33:13 조회 10940

* 같은 조항에 대한 또다른 위헌결정입니다.
KBS 열린채널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문건영 변호사님이 담당하셨네요.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위 헌 제 청 결 정

사 건 2002초기64 위헌제청신청
신 청 인 ***
인천 부평구 부평동
신청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차병직, 문건영

주 문
아래 사건에 관하여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42호의 위헌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
사 건 2001고단1775 경범죄처벌법위반
피 고 인 ***
주거 인천 부평구
본적 안동시 풍천면

이 유
1. 위헌제청신청의 대상이 된 이 사건 법률조항

제1조 [경범죄의 종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벌한다. <중략>
42. (지문채취불응) 범죄의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에 대하여 경찰공무원이나 검사가 지문조사 외의 방법으로 그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지문을 채취하려고 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한 사람

2. 주문 기재 사건의 공소사실의 요지 및 재판의 전제성

가. 공소사실의 요지

주문 기재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2001. 6. 14. 21:50경 서울 용산구 소재 미8군 부대 앞길에서 "환경오염 시키는 미군은 철수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불법시위를 하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현행법으로 체포되어 은평경찰서에 형사입건되었으나, 묵비권을 행사하여 다른 방법으로는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2001. 6. 16. 07:40경 은평경찰서 수사과 근무 경장 김종주가 지문채취를 하려 하였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이에 불응하였다'는 것이다.

나. 사건의 경과

은평경찰서장은 2001. 6. 16. 위 1.항 기재와 같은 사실을 공소사실로 하고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42호(이하 '대상조항'이라 한다)를 적용법조로 하여 이 법원 2001조373호로 피고인에 대하여 즉결심판을 청구하였고, 이 법원은 같은 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은평경찰서장은 같은 달 19일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다. 재판의 전제성

따라서 대상조항은 주문 기재 사건에서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서, 구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주문 기재 재판의 전제가 된다.

3.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

가. 형사피의자의 권리 및 영장주의

(1) 형사피의자로 입건된 자에게도 헌법 제12조 제1항의 신체의 자유,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등에 따라 지문채취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 따라서 형사피의자로 입건된 자에 대한 지문채취는 그가 동의하지 아니하는 한 수사상 강제처분이다.
그렇다면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의 적법절차원칙 및 영장주의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피의자 신체에 대한 검증영장이 필요한 것이고, 예외적으로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사전검증영장 없이 지문채취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대상조항은, 형사피의자로 입건되어 지문채취 이외에는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지문채취를 거부한 자에 대하여 바로 형사처벌을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형사피의자로 입건된 자에게 법관의 영장에 의하지 않은 지문채취를 강제하고 있다. 따라서 대상조항은 헌법상 적법절차원칙 및 영장주의에 위배되고, 결과적으로 형사피의자가 가지고 있는 위와 같은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2) 참고로 수사기관의 지문채취에 관한 관련법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형의실효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는 수사자료표를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지문을 채취하고 필요한 사항을 기재한 표로서 경찰청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같은 법 제5조 제1항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에 대한 수사자료표를 작성하여 경찰청에 송부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즉결심판대상자, 2. 사법경찰관이 수리한 고소 또는 고발사건 중 불기소처분사유에 해당하는 사건의 피의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시행령은 제2조 제1항은 '법 제2조 제4호에서 "수사자료표"라 함은 피의자의 신원 및 범죄경력 기타 수사상 필요한 사항을 기재한 표(피의자의 지문을 채취하는 경우에는 지문원지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말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수사자료표를 작성함에 있어서 지문을 채취할 피의자의 범위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지문을채취할형사피의자의범위에관한규칙 제2조 제1항은 '영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사자료표를 작성함에 있어서 지문을 채취할 피의자의 범위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형법위반피의자, 2. 별표에 정하여진 법률위반피의자,' 같은 조 제2항은 '피의자가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피의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해 피의자의 지문을 채취한다. 1. 피의자가 그 신원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아니하거나 제시하지 못하는 때, 2. 피의자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여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때, 3. 피의자를 구속하는 때, 4. 수사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피의자의 동의를 얻은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들에 의하면,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할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지문을 채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일응 볼 수 있으나, 위 조항들이 수사기관에게 신원확인 불능의 피의자에 대하여 영장 없이 강제처분인 지문채취를 할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또한 형사피의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지문채취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한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의 어느 하나에라도 저촉이 되면 위헌이 된다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상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1) 대상조항의 목적은 범죄인의 신원확인, 증거수집 및 공범수사의 용이, 기소중지자가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할 때 검거방법상 어려움이 있음을 해소하기 위한 범죄수사상의 필요성(제144회 국회 민주발전을위한법률개폐특별위원회회의록 제8호 제7면 참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다른 방법으로는 형사피의자로 입건된 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형사소송법상 동인을 체포 또는 구속할 수 있는 때에 해당될 것이고, 따라서 신체검증영장을 발부 받거나 형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서 수사기관이 지문채취를 강제로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로 입건된 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인을 체포 또는 구속할 수 없는 경우라 할 것인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러한 경우를 상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사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에게 불편함은 있겠지만 사전 또는 사후에 신체검증영장을 발부 받아 지문채취를 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장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영장주의에 기초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강제로 피의자의 지문채취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편의를 위하여 지문채취를 불응하는 피의자에게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법관의 영장 없이 지문채취를 강제하는 대상조항은 목적에 대한 적정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대상조항의 목적인 '범죄수사상의 필요'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절차가 번잡하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영장주의에 터잡은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충족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범죄수사상의 필요'를 좀더 빠르고 간편한 방법으로 충족시키기 위하여 지문채취불응에 대하여 바로 형벌을 과하는 대상조항은, '형사피의자의 인권'이라는 헌법 및 형사소송법상의 법익과 비교 형량할 때 법익의 균형성 및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한다.

(3) 따라서 대상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합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러므로 대상조항은 그 위헌여부가 주문 기재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2. 8. 29.

판사 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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