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4(수)

<이학만 `ID 도용' 속출..경찰 수사혼선 곤욕> 
 
주민번호 공개로 자초..수배전단 긴급회수 소동 


(서울=연합뉴스) 강훈상.안희 기자 = 경찰피살 사건 피의자인
이학만(35)씨의 주민등록번호가 게재된 수배전단이 공개되면서
이씨의 신원정보를 도용한 것으로 의 심되는 인터넷 접속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씨에 대한 수사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된 데다 전화를 사용하기
곤란한 상태인 이씨가 e-메일 등으로 지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어 이씨의 인터넷 접속상황을 추 적하는 것이 중요한 수사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수사혼선을 자초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경찰은 인터넷업체와 공조해
용의자의 사이트 접속 ID를 역추적, 해당 ID가 로그인하면 업체는
바로 경찰에 접속한 인터넷주소(IP) 를 통보하는 방법으로
용의자의 행적을 밟는 수사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씨를 수배한 경찰은 평소 이씨가 이용하던 모 온라인게임과 주요
인터넷 업체 등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현상금 2천만원'과 함께 이씨의
주민등록번호까지 명시 된 수배전단 5만부를 제작하고 방송과 신문
등에 이를 공개했으며 일부는 민간에 배 포되면서 네티즌들에게
이씨의 신상정보가 노출되고 말았다. 

실제로 경찰은 3일 서울 돈암동 모 아파트내 PC를 통해 이씨의
주민등록번호로 개설된 모 포털사이트 ID가 로그인 됐다는 첩보를
입수, 경찰인력 200여명이 자정까 지 아파트 2개동 수백가구를
수색하는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이같은 대대적인 검문에도 특이점을 찾아내지 못한 데다
수색당일 `접속 자'는 도피중인 범인답지않게 인터넷으로 게임을
다운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 서 이씨가 아닌 타인의 ID 도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같은날 오후 3시30분께 누군가가 이씨의 주민번호로 모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가입했다는 제보가 경찰에 신고됐으며
돈암동 아파트 수색 당시 한 인터넷 게임업체로부터 이씨 명의의
`아이디 개설 제보'가 추가로 접수됐다. 

모 인터넷 게임업체 관계자는 "성인 인증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이
수배전단에서 알게 된 주민등록번호로 ID를 개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돈암동 수색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주민등록번호를 공개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자
경찰은 4일 새벽 부랴부랴 수배전단 을 회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개수배 전단에 피의자의 인적 사항을 자세하게
특정하다 보니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됐다"며 "전단에 포함하는
수배자 정보의 수위를 제한하는 별도 의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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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