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30(화)

질투심이 빚은 참극 

 
[정유신 기자]

[앵커멘트]
여고 동창생이 절친한 친구와 어린 자녀들을 한꺼번에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친구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질투해 범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유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숨진 31살 박 모씨와 아이들이 살던 서울 거여동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퇴근해 집에 돌아온 남편 34살 나 모씨는 작은 방에서 아내와 두
아이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당시 박씨는 치마를 뒤집어 쓰고 방문에 걸린 빨래줄에 목을
맨 상태였습니다.

3살난 아들은 보자기에 목이 매어 있었고 10개월된 딸은 얼굴에
비닐봉투가 씌워진 채 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숨진 박씨가 크게 반항한 흔적이 없고 아파트 출입문도
모두 잠겨 있어 처음엔 동반자살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건당일 집을 찾은 박씨의 여고동창생 31살 이 모씨의
손에서 빨래줄에 ?J힌 상처를 발견하고 추궁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습니다.

이씨는 깜짝쇼를 보여 주겠다고 속여 치마를 씌운 상태에서 박씨를
빨래줄로 목을 졸라 살해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무장갑을 꼈고 범행에 필요한 도구를
미리 만드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친구 박씨가 늦게까지 결혼을 못한 자신을 무시 한다고
생각해 상상조차하기 힘든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이 모씨/피의자]

"(친구가) 겉으론 잘해주는데 뒤로는 제일 무시해요. 

(애들은 왜 죽였어요?)

걔(친구) 옆에 있으니까, 걔 혼자 못가니까"

경찰은 그동안 이씨가 친구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질투하며 박씨의
남편도 짝사랑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문국/ 송파경찰서 형사과장]

"피해자 남편에 대해 연정을 품어한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일종의 질투감이 작용하지 않았나..."

경찰은 이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신감정을
의뢰할 계획입니다.

YTN 정유신[ysjung@ytn.co.kr]입니다.

 
(YTN)